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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세유미술관은 2023 박물관 미술관 지원사업 <미술, 일상으로 부터의 회복> 으로 9월 SIMON 작가를 초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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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惡)으로부터 꽃의 깨달음을 얻다.

그러나, 꽃은 선(善)도 아니고 의(義)도 아니다."

 

 나의 예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는다.

내 작업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고, 

알고 있던 것이 전부가 아님을 생각하게 하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편견 없이 질문하게 하고 싶다.

 

 나는 일반화된 선에 대한 세상의 통념을 의심한다. 

우리가 선이라고 믿었던 윤리, 종교, 규범이 때로는 

주체적인 개인을 억누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안에 내가 있었다. 세상의 잣대로 좋은 딸, 멋진 엄마, 

착한 아내가 역으로 내 내면을 파괴하게 만드는 무기가 될 때, 

내 존재 가치는 사라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의 우울은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강요 때문이었고, 그럼에도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을 

감히 해보지 못했던 것은 세상의 통념으로는 결코 쉽게 벗어날 수 없는 

불온한 사상이며, 천고의 굴레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붓조차 들 수 없게 만들었던 나혜석의 이혼 고백서가 

비단 과거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오늘을 사는 내가 온몸으로 느낀다.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가져야 하는 것이고, 

그러한 사실에 반항해서도, 의문을 가져서도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진정한 인간으로서, 작가로서, 작품으로서 아름답고 싶었다. 

세상에서 부여받은 역할이 아닌 작품 안의 나로 아름답게 살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지극히 원론적인 자문을 하고,“왜 나는 그래야만 하는가?”라는 의심과 

질문을 더하지 않으면 주체적인 삶을 사는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이기에 그 입장에서 느끼는 것이겠지만, 

이것은 세상을 사는 모든 이에게 던지고 싶은 나의 화두다.

과거의 많은 작가들이 여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그러한 작품의 시작은 세상으로부터 공감을 얻기보다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 쉬웠고, 

작가도 작품도 지난한 세월을 버티며 살고 떠났다. 

작품이든 작가든 그것으로 인해 더 많은 담론을 만드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것은 

예술을 논하는 나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다. 나의 작업도 그러하길 희망한다. 

조지아 오키프, 프리다 칼로, 나혜석, 천경자... 

그녀들의 삶과 작품은 날 뜨겁고 설레게 하며, 때로는 절망과 우울에 빠지게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직시하고 깊은 사유로 살아나간 태도는 나에게 용기와 

끊임없는 영감을 준다. 민족과 시대, 화풍을 떠나 여성이자 한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표현하고 작가 정신을 드러내려는 노력을 하게끔 한다.

 

그리하여, 흰머리 그득히 내 안에 무엇인가가 솟아오르기 시작할 때

내가 그리고 내 작품이 세상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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